Internship Period : August 6, 2012 to September 21, 2012
저는 27세 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사법연수생입니다. 아직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삶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학원에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심지어 저의 첫번째 직장인 사법연수원에서도 제가 해야 하는 일은 한국의 법실무에 관한 공부였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은 이미 회사에 취직을 하여 사회를 경험했지만 저는 대학을 졸업만 했지 여전히 학생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이 곳 법무법인 김&배에서 2개월동안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 곳은 미국입니다. 한 때 세상을 좌지우지했던 곳. 그 곳의 심장부 같은 뉴욕에서 지낼수 있게 된 것입니다. 처음 버스를 타고 맨해튼에 나갔을 때 느꼈던 감정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목을 아무리 꺾어도 꺾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층빌딩 사이에서 Jay-Z의 Empire State of Mind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척추에서부터 뒷머리까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거인의 몸 속에 들어와서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이 곳은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넓고 큰 세상. 그 세상 속에서 법무법인 김앤배는 또 하나의 세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김봉준 대표 변호사님과의 첫 대면에서 한국에서 들고 온 항아리를 깨버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사회’라는 곳과 직접 접촉을 한 것입니다. 더 이상 공부만 하는 학생이 아닌 것입니다. 그 사회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가지고 온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알몸으로 세상에 들어간 기분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제가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스캔이면 스캔, 복사면 복사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자연스레 환경에 익숙해졌습니다. 영어 문장을 조금씩 빨리 읽기 시작했고, 변호사님들을 따라 다니며 법정에 방청도 갔습니다. 인턴 오신 다른 분들과 함께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러도 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게는 굉장히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인턴의 신분에서 한 발 물러나 한 조직이 어떻게 유지되고, 굴러가는지를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조직이 비단 로펌이든 아니든 간에 그 조직이 잘 운영되려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해 나가는 일입니다. 제가 느낀 법무법인 김앤배의 구성원은 모두가 하나의 대가족이었습니다. 김봉준 대표변호사님도 강조하셨습니다. 자신은 이 로펌을 거쳐가는 모든 이들을 가족으로 생각한다고. 그것을 떠날 때가 되어서야 느끼게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 중에 천상병 시인이 쓴 ‘귀천’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끝납니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법무법인 김앤배에서의 2달 동안의 인턴은 제게는 ‘어느 여름날의 아름다웠던 소풍’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법무법인 김앤배의 모든 구성원 분들께 신경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뵙는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