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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과 사업할 때 주의하세요
미래의 보증수표, 계약서의 법적 구속력

글_ 김봉준 변호사 (법무법인 김&배)

한국인들이 미국 법원의 계약 중시 풍토를 이해하지 못하여 패소하는 것을 많이 지켜보았다.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사업을 하든 미국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든 미국법이 적용되는 경우 외국 법원은 미국 법원으로서의 권위를 행사할 것이다. 계약에 대한 미국법의 관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법원에서 조차 불리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계약서의 내용은 자신의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것

“일반적으로, 법률 내용을 표시한 증서나 기타 문건에 서명한 자는 이에 구속된다.” Pimpinello v. Swift & Co., 253 N.Y. 159, 162-63(N.Y.1930).

미국에서는 계약이 거의 신성시 되고 있다. 일단 당사자들이 계약을 체결하면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계약 당사자는 자신이 조건에 합의하지 않았거나, 계약 조건을 읽지 않았거나 심지어 영어를 몰라서 읽을 수 없었을지라도 자신이 서명한 계약에 구속된다.

“서명자가 계약서를 읽을 수 없어서 읽지 못한 것도 심각한 의무 태만이 되는 것이다. 만일 계약서를 읽을 수 없었거나 또는 읽을 수 있게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로 의무 태만이다. 두 경우 모두 곤경에 처할 수 있다.” Pimpinello v. Swift & Co., 253 N.Y. at 162-63.

미국 법에는 계약 당사자들이 그 계약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한 것들에 대해 분명하게 명시한 예들이 많다. 다수의 미국 법대 신입생들에게 잘 알려진 하나의 예로 제머씨 부부 사건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식당 영수증 뒷면에 글을 끄적거려 놓았었는데 다음과 같이 썼다. “$50,000에 퍼거슨 농장을 W.O. 루시에게 팔기로 한다.” 그리고 부부가 서명을 했다. 내용을 끄적거려 놓은 영수증을 보관했던 루시 씨는 $50,000에 농장을 구매하려 했으나 제머씨 부부는 이를 거절하며 영수증 뒷면에 쓴 내용은 농담이었다고 했다. 루시씨는 제머씨를 고소했고 승소했다. 법원은 당사자들이 계약서의 의도에 관해 다른 해석을 내리는 경우 명백한 합의 내용, 즉 영수증 뒷면에 끄적거린 내용이 우세하다고 보았다.

구두계약보다 안전한 서면계약으로

미국 법원에서는 구두 계약도 서면 계약만큼 진지하게 받아들여진다. 어떤 종업원이 사장에게 고용 계약이 다음 해에 갱신되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옮기겠다고 했다. 사장은 이 직원을 계속 고용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라고 말했다. 사장이 이 직원을 해고 한 후에 이 직원은 사장을 고소하여 승소했다. 법원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려는 사장의 드러나지 않은 의도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보았다. Embry v. Hargadine, McKittrick Dry Goods Co.,105 S.W.777(Mo.App. 1907).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두 진술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증인들을 필요로 하는데 이들은 편견, 나태함 또는 나쁜 기억력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 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또 다른 것은 ‘구두 증거 배제 법칙’이라는 것이다. 서면계약이 이 규칙에 해당되면 계약의 조건을 검토할 때 법원은 실제로 서면 계약이 이루어지기 전 또는 이루어짐과 동시에 존재했던 서면 계약 이외의 모든 증거를 고려할 수 없다. 따라서 문서가 작성될 때와 내용이 다르게 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여 공정성에 의거한 증거로 고려할 것을 요구하더라도 법원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계약서는 미래의 결과를 통제하는 보험

한국인들은 계약서를 사업 파트너들 간의 신뢰보다 덜 중요시한다. 문화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인들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계약서에 높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한 매우 타당한 이유가 있다. 계약서는 미래의 결과를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강력한 도구가 된다.

단순한 판매 계약서의 ‘최선의 노력’이라는 문구를 살펴보자. 우리 회사는 한국 전자 장비 제조사를 변호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를 원했으나 미국 고객들에 대한 판매 경험이 필요했다. 결국 이 회사는 외국 제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한 미국인 회사를 발견했다. 그러나 이 한국 회사는 이 미국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한국 제품을 판매할 것으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 신뢰가 중요하다고 해도 한국 회사는 미국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판매하도록 요구하는 조항을 추가함으로써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이 조항 때문에 이 한국 회사는 미국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경우 미국 회사를 고소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회사가 원하는 것, 즉 미국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보증을 얻게 되었다. 미국 회사도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 제품의 판매로 수익을 얻는 것이었다.

계약서가 없다면 미국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한국 기업은 어떠한 보호 조치도 갖지 못하게 된다. 이 단순한 예는 계약서가 미래의 결과에 관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안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보호 조치는 외국 투자가 관련되는 복잡한 거래에 더 중요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당사자가 미래에 발생할 사건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 법원이 당사자들의 주관적인 의도보다 계약서에 명시된 객관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것은 이러한 안전성을 더 증대시켜준다.

Tip: 미국 회사와 사업 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미국 법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첫째, 미국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계약서의 모든 내용을 매우 주의 깊게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할 것이다. 한 단어의 삽입조차 당사자들의 권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둘째, 변호사는 계약서에 포함되어야 하거나 포함될 수 없는 조항들을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만일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와 사업을 할 때 그리고 당사자들이 직접 방문하여 문서를 주고받는 것이 불편할 때 변호사는 팩스나 이메일로 보낸 서명이 원본 서명과 같이 처리되며, 서명이 다른 종이(계약서 부본)에 있다 해도 계약이 유효하다는 조항을 포함시킬 수 있다.

셋째, 변호사는 필요에 따라 계약서를 조정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다수의 계약서들은 특히 여러 번 상용이 된 표준 형식의 계약서는 당신의 특별한 상황에 부적합한 조항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훌륭한 변호사는 이러한 조항들을 삭제하거나 변경하여 필요를 충족시키는 일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약서가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시하고 법원이 나중에 자신의 소망을 실행시켜 주도록 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계약서에 포함되는 조항들은 없다. 계약을 협상할 때 모든 조항이 신성하다고 간주하지 말라. 내용을 따를 수 있는 것이라면 그런 조항은 남겨두라. 그러나 해당 조항을 따를 수 없다면 서명하기 전에 반드시 삭제하도록 하라. 미국 법원이 계약서 중시 원칙을 준수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조항이 나중에 해를 끼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