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추락 증시 분쟁 속출

중앙일보 (March 19, 2000)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더니___”
추락 증시 분쟁 속출

투자자-브로커 서로 책임 떠넘기기 공방 중재제도 활용하면 피해 줄이는데 도움

뉴욕 증시가 추락하면서 한인 투자가와 증권 브로커간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부 브로커들이 사전 허락없이 임의 거래를 하는 바람에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실액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증권브로커측은 “한인 투자자가 증권투자를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로 생각하고 단기 수익에 집착하고 있다”며 “투자손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브로커에 전가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전문가들은 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권법에 대한 기초 상식이 없기 때문에 손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브로커와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증권협회가 운영하는 중재제도를 적극 활용해 피해를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분쟁실태 : 롱아일랜드에 사는 김모씨는 브로커에게 투자를 전적으로 맡겼다가 최근 투자금 5만달러를 거의 날렸다. 김씨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거래가 이루어졌다며 브로커에게 투자손실액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는 “브로커가 월 4천달러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를 제의해 이를 승락했었다”며 “6개월 여만에 투자금액을 모두 날렸으며 이 기간동안 브로커는 1만5천여달러의 커미션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투자종목 선정불만, 외국환 투자에 따른 손실등에 따른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뉴욕주 증권거래위원회(NYSEC) 에는 증권브로커등에게 사기등을 당했다는 이민자 출신 투자자들의 고발도 증가하고 있다. NYSEC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증권사기는 72%나 증가했으며 신고건수도 98년 5만 3천237건에 서 99년 7만3천908건으로 39%가 늘어났다.

투자자 보호규정: 미 증권법(NASDR)은 투자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증권브로커가 투자자에 부적당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동의없는 매매(unauthorized trading)등을 했을때에는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브로커가 커미션을 목적으로 데이트레이딩(day trading)에 매달려 연간 주식매매 금액이 투자액의 6배를 넘으면 이는 증권법이 규정한 유인(churning) 조항을 위반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 증권회사들은 대부분 비정상적으로 주식매매가 증가하거나 투자액의 20-30%가 브로커 커미션으로 빠져나갈 경우, 투자액의 50%이상 손해를 입었을 경우 투자자에게 이를 알리는 경고문을 발송하고 있다.
또한 증권협회 웹사이트 (www.nasdr.com)에는 브로커의 인적사항, 징계경력등이 올라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브로커의 신용도를 확인할수 있다.

중재위원회 : 미증권협회와 뉴욕주 증권거래위원회는 증권회사와 투자자 또는 브로커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을 시 이를 조정하는 讀像瑛㎰廢먼(Board of Arbitrators)를 운영하고 있다.
중재위원회는 증권회사와 투자자, 브로커측 변호사와 함께 주식매매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조사하며 위원회 결정은 법원의 판결과 같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와 관련해 중재위원회 배문경 위원은 “증권브로커는 투자자가 미래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재정상담을 하는 전문가”라며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을 경우에는 해당 증권회사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밝혔다.

– 이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