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투자자들 증시로 몰린다

중앙일보 (March 08, 2002)

투자자들 증시로 몰린다

주가 상승세 전년보다 10-20%늘어 한인들 기술주에 높은 관심

경기회복에 기대감이 커지고 주가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한인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뉴욕, 뉴저지 한인 증권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한인들의 주식투자액이 지난해에 비해 15-20% 가량 증가하고 있다. 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30%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스뮤추얼 백준씨는 요즘 하루 평균 5건 이상의 투자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백씨는 “전통적으로 연초부터 4월까지는 세금혜택을 위한 연금플랜에 돈이 몰리는 시기지만 최근에는 주식투자 비율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백씨는 “지난해 고객들의 간접투자 대 주식비율이 80대20정도였는데 올해들어 60대40정도를 권하고 있다”며 “이 비율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투자를 권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뉴잉글랜드증권 곽영우씨도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의 수가 10-15%늘었다”며 “한인경기가 회복돼 여유자금을 가진 한인이 늘어나면 주식투자액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주식투자 현상은 연초부터 경기회복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꾸준히 발표되면서 미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조업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 2년간 지수 50선밑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제조업지수가 올해 57선으로 회복됐다. 제조업지수 50은 성장세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기준, 비제조업지수 또한 지난달 58을 기록, 200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관계자들은 “미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실물경제가 살아나고 있는만큼 적어도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을 고객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되는 금리상승도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지만 현재와 같은 상승분위기를 꺽지는 못할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한편 한인들은 여전히 기술주를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단기투자를 하는 한인들의 95%이상이 하이테크 관련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지난 2년의 손실을 단기간에 만회하려 기술주에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형편에 맞게 보수적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