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메릴린치 상대 거액 증권소송

중앙일보 (March 08, 2002)

메릴린치 상대 거액 증권소송

한인변호사가 맡아
브로커는 글로벌 크로싱 회장 누나

제2의 엔론사로 불리는 글로벌 크로싱사를 상대로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배문경 변호사가 대형 증권투자회사 메릴린치를 상대로한 거액의 증권 사기소송을 맡아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뉴욕주 호폭에 거주하는 플로렌스 플랫쳐(67)씨는 베이사이드에 있는 메릴린치의 브로커 수잔 브로디씨의 권유로 글로벌 크로싱사 주식을 샀다가 1백8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메릴린치사에 5백만달러의 보상을 요구했다. 소송내용은 불법 주식거래 및 사기죄.
플랫쳐씨는 브로디씨를 통해 광섬유케이블업체 글로벌 크로싱의 자회사 아시안 글로벌 크로싱에 지난 99년부터 2년간 62만달러를 투자, 25만달러의 손해를 봤다. 플랫쳐씨는 또한 브로디씨의 권유로 구입한 다른 회사주식까지 포함하면 손해액은 모두 1백80만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릿저널은 6일자 머니 & 인베스트먼트 섹션 커버스토리로 이소송을 다루면서 수잔 브로디씨가 글로벌 크로싱의 회장 게리 위닉의 누나라는 점을 이용, 글로벌 크로싱 주식을 집중 거래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2000년 61달러에 이르던 주가가 1센트 이하로 급락, 현재 파산신청(chapter 11)을 한 상태다.
배문경 변호사는 “소송인은 96년 남편을 잃고 정신박약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처지”라며 “브로커의 말에 속아 남편이 남긴 재산을 거의 잃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배변호사는 다음달 초 미증권거래인협회(NASD)나 미증권거래소(SEC)에 정식으로 소송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