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 BAE의 DNA
법무법인 김&배에서 가장 기억남고 인상깊은 것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입니다. 왠지 조용하고 고요할 것만 같은 법률사무실의 이미지와는 달리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하느라 분주합니다. 처음 법률사무소를 들어서면 느껴지는 정갈한 무게감 뒤에 사무실 이곳저곳에서는 상대측과 전화를 통해 주고받는 고성, 클라이언트와의 전화, 타자치는 소리, 고된 일들로 인한 한숨 소리, 꼬각거리는 구두소리가 하루종일 사무실에 맴돕니다. 사무실에서 일을하며 이러한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의 열기가 귀를 통해 마음까지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김&배 식구들은 특별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라고 콕 찝어서 말하진 못하겠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열정, 사무실의 분위기. 이러한 것들을 김&배 DNA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김&배에서 일하면서 무엇을 보고 배웠느냐고 묻는다면 김&배의 DNA를 보고 느꼈다고 대답하겠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 ‘김 & 배’에서의 경험
무엇이 부족한지 알지 못하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없습니다. 김&배에서 법무실습을 하면서 변호사 지망생으로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하였습니다. 법무실습 기간 동안 주유 소매점과 오일 업체 사이의 문제, 명예훼손 문제 등 여러 사건들에 대한 법률 조사를 하였습니다. 특히 국적이 달라 생기는 유산상속 문제 등에 대한 리서치를 하면서 이 문제를 국제사법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법률 지식이 부족하여 정확한 해결방법도, 앞으로 사건의 진행방향도 알 수 없었습니다. 짧은 저의 법률지식이 여실히 들어나던 순간이었습니다. 강변호사님의 도움으로 겨우 조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실전에서 부딪치며 일을 해 나가면서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할 법률지식이 얼마나 부족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남은 2년의 로스쿨 기간 동안 제게 부족한 법률지식들을 제대로 갖추어 온전한 변호사로서 우뚝 서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또한 실습 기간 동안 ‘리더쉽’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섬김의 리더쉽’을 실천하고자만 노력해 왔었습니다. 낮은 자세로 상대방을 섬기면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믿어왔습니다. 이번에도 ‘인턴’이란 신분으로 법무실습을 시작하면서 언제나처럼 낮은 자세로 섬기는 자세로 임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법무실습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김봉준 변호사님과 면담을 하고 변호사님이 직접 클라이언트들을 대하는 모습, 직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과연 ‘리더쉽’이란 무엇이고, 내가 갖춰야 할 리더쉽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직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 앞에서 자신감 없는 모습이 아닌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상대 변호사가 누구든 업무에 있어서는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 클라이언트에 따라 전략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은 김변호사님을 통해서 배운 점들입니다. 이처럼 실전에 부딪쳐 가면서 부족한 점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턴 초반에는 복사, 스캔, 사무실 비품 정리, 우편발송부터 법률 리서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들을 했습니다. 복사나 스캔 같이 사소하다고 생각하던 일들도 막상 하려니 쉽지 않았고, 작은 실수 하나가 사건 전체를 망칠 수 있기에 결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겨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소장을 작성하고 소송을 준비하고, 클라이언트들과 면담을 하는 일들 뒤에서는 무수히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는 것들을 많은 일들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앞에 드러나지 않는 평소 사소하다고 느끼는 일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법률가로서 정확성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때때로 급하게 일을 처리하다가 보면, 혹은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실수를 하곤 합니다. 부동산 계약의 마지막 단계인 closing 과정의 미팅에 참여하면서 꼼꼼히 계약서를 설명해주고 주의사항을 설명해 주는David 변호사님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변호사는 법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법을 적용하는 사람이라고, 다만 법을 적용하여 문서를 만들 때 어떠한 오류도 있어선 안된다며 계약서의 검토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까지 반납하며 서류를 검토했으나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David변호사님이 쉽게 발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꼼꼼히 서류를 확인하는 것도 변호사로서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Peter 변호사님에게 한국어로된 법률 문서를 번역하고 요약해서 알려드릴 때, 사안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져가며 필기하시는 변호사님의 모습을 보며 변호사로서 정확성이라는 덕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습니다.
인턴쉽을 마치며…
한국인 회사라는 틀을 넘어서 미국 내 사회의 일원이자 지역사회의 일부이며, 또한 한인 공동체를 대변하는 법무법인 김&배에서 법무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막연하게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두루뭉술한 꿈만 가지고 있던 저에게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배에서의 경험은 앞으로의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