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뉴욕지점이 주재원의 현지 채용직원 성추행 소송과 관련 뉴욕법원에 이례적으로 ‘재판 기각’을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하자 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뉴욕지점 직원이었던 이씨와 신씨는 지난 4월 서울 본사에서 파견된 A 주재원(차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회사에 알렸다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총 350만달러(한화 약 35억8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뉴욕법원에 제기했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 A 주재원을 한국으로 조기소환하고 대기발령 조치까지 내렸다. 그런데 뉴욕법원에는 ‘성추행이 아니다’고 주장하며 재판 기각을 신청, 교민사회의 도마에 올랐다.
17일 금융권과 원고 측 법정대리인인 법무법인 김&배에 따르면 우리은행 뉴욕지점에서 해고된 여직원들인 이모, 신모씨는 지난 4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350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 4월 뉴욕법원에 냈다.
소송이 제기되자 우리은행도 법무대리인을 고용하고 뉴욕법원 재판부에 ‘재판 기각’ 신청을 제출했다. ‘성추행이 없었으니 재판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우리은행은 다시 항소했다.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재판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하고 거부 당하자 항소까지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게 김&배 측의 설명이다.
김봉준 김&배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판사가 재판을 기각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에 맞서 우리은행이 다시 항소를 한 것”이라며 “우리은행 측이 이번 소송에서 상당히 공격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에 따르면 뉴욕 현지에서 채용된 이씨와 신씨는 2012년 9월 회식 자리에서 서울 본사에서 파견된 A 주재원이 자신들을 성추행한데 이어 같은해 11월 회식자리에서도 성적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잗에 따르면 A 주재원은 여성 직원들에게 강제로 키스하거나 엉덩이와 허벅지를 더듬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씨와 신씨는 서울 본사에 성추행 문제를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뉴욕지점 책임자는 특별한 이유없이 이들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거나 전문성과 상관없는 부서에 배치하다 지난 4월 결국 해고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A 주재원을 한국으로 조기 소환했다. 현재 A 주재원은 대기발령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A 주재원은 현재까지 대기발령 상태”라며 “소송 결과가 나올 경우 내부 인사협의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교민사회는 우리은행이 이번 소송에 공격적으로 대응하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직장내 성추행을 심각한 범죄로 받아들이고 있어 자칫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봉준 대표는 “항소가 기각되면 우리가 우리은행 측에 자료를 요구하고 담당자를 인터뷰하는 등 조사할 수 있다”며 “현재 배심원 재판을 고려하고 있다. 끝까지 소송을 진행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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