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쓰나미 성금 사태를 보는 한인들

뉴욕주검찰청이 일부 한인들이 제기한 ‘라디오코리아의 쓰나미 성금 모금’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이상 소모적인 논란을 벌여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한인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국세청과 뉴욕주 은행국에까지 조사를 요청하는 등으로 분란을 거듭하는 것은 한인 스스로의 목을 죄는 행위라는 지적이 탉섟?일고 있다. 각계 인사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 김근옥 회장= 연합회에 소속된 지역한인회 인사 3명이 쓰나미성금 진상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책위가 연합회에 활동을 같이 하자고 제의했으나 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그때 참여하지 않은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잘잘못을 탓하기 전에 많은 교훈을 줬던 사건이다. 검찰의 결론이 났는데 은행국과 국세청에 계속 조사를 요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마무리 지어야 한다.

◇대뉴욕지구한인상록회 오해영 회장= 원로 지도자들이 한인사회 화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 상록회원 2명이 진상대책위원으로 있다. 상록회 임원들은 1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진상대책위측에 중재를 요구하는 안건을 내놓을 것이다. 이들을 찾아가 한인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파멸시키는 행위는 근절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플러싱경로센터 임형빈 회장= 검찰의 발표로 의혹이 말끔히 풀린 것 같다. 더 이상 이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또 다시 라디오코리아와 뉴욕한국일보가 쓸데없는 논쟁을 벌인다면 한인들은 많이 실망할 것이다.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고 화합을 위해 앞장서야 할 언론사가 또다시 은행국과 국세청에 서로 고발하고 주류사회에 한인사회의 치부를 드러낸다면 이처럼 부끄러운 일이 어디 있겠나. 서로 화해하고 앞으로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캠페인을 벌어야 한다.

◇뉴욕한인권익신장위원회 박윤용 회장= 이번 일로 한인사회는 큰 상처를 받았다. 지금은 상처를 치료할때다. 극한 상황까지 가는 현실이 아타깝다. 국세청 조사까지 가는 것은 자살 행위다. 너죽고 나죽자는 심사다. 타민족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시점에서 같은 민족끼리 싸우는 것은 역사를 퇴보시키는 행위이다. 국세청 조사는 자신이 직접 받은 후 타기업과 기관을 고발해야 순서다. 국세청 조사는 아무에게도 득이 없다. 한인 정치인이 배출되는 현 시점에서 서로 협심해야 한다. 라디오코리아도 이제는 명예회복이 됐다. 아픔을 딛고 긍정적 방향으로 나가길 바란다.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전병관 회장= 화합 차원에서 이제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세청 조사는 타기업이나 단체에도 뿔똥이 튈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한인사회 전체 이미지가 훼손되고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 털어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 진상대책위도 피해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이 더 이상 발전되지 않아야 한다. 염려되는 것은 조사가 긍정적으로 끝나더라도 고발한 단체측이 이를 수긍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한인사회 성금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미국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욕한인봉사센터 김광석 회장= 한인사회 기부 문화는 주로 종교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으나 최근 사회적 기부가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쓰나미 문제가 터져 성금 문화가 후퇴될 것을 우려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성금을 관리하는 측이 실수를 없애는 교육적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세청과 은행국에도 조사가 요청됐다면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겠지만 하자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긴급 구호기금을 관리하는 일은 이제 언론사에서 하는 것보다 비영리 기관으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뮤니티에서 돈을 걷을 때 세금 감면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돈을 모으는 것과 관리하는 것을 이원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재미한국부인회 지화조 회장= 검찰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 수사를 종결했다는 소식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양사가 그동안 벌여온 작태는 한심스러웠다. 한국일보사도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라디오코리아의 대응 방법도 문제였다. 이제 양사는 이 문제를 가지고 귀한 지면과 방송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타협점을 찾고 한인사회를 분열시키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뉴욕한인변호사협회 배문경 회장= 불법체류 신분을 고발하거나 세무조사를 당하도록 국세청에 고발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약점을 잡아 위협하는 가장 치졸한 행위이다. 동포사회가 알아야 될 일은 알아야 하지만 세무 조사는 바람직 하지 않다. 국세청 등에 고발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되면 안된다. 뉴욕주검찰 자선국의 ‘자선 및 비영리 단체 양식과 등록’에 대한 번역 작업을 마쳤고 성금 모금에 대한 적법한 절차를 제시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한인사회 각 단체에 보낼 계획이다.

임은숙.김종훈.신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