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안 비하 방송 파문

뉴저지 공중파 라디오 방송인 FM 101.5의 토크쇼 프로그램 ‘카톤 & 로시’가 25일 한인 준 최(33)씨가 뉴저지주 에디슨 시장 선거에 출마한 것과 관련, “소수계가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며 “칭총 칭총”을 몇차례나 반복하는 등 아시안 비하 발언을 마구 쏟아내 양식있는 청취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공동 진행자 크레이그 카톤은 4선을 노리는 현 에디슨 시장 조지 스파도로에 도전한 준 최씨의 이름을 매우 높고 찢어지는 목소리로 빠르게 발음하면서 또 다른 진행자 레이 로시에게 “너 같으면 준 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정말 한표를 던지겠느냐“고 조롱조로 물었다.
카톤은 이어 “나는 준 최(또다시 높고 찢어지는 목소리로 빠르게 발음하며)를 더 큰 문제의 한 예로 삼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결론은 그 어느 소수계 또는 외국 그룹이 미국 선거의 결과를 좌우해서는 절대, 절대 안된다. 나는 지난 한해 동안 에디슨에 중국인 인구가 4배로 증가했다고 할지라도 중국인은 선거 결과를 좌우해서는 절대 안된다. 미국인이 좌우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그러자 로시는 “바로 그거다. 미국인이 좌우해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이들은 또 “한인 뿐 아니라 모든 아시안들은 아틀란틱시티 블랙잭 테이블을 메우는 사람”, “줄담배 피우는 사람들”, “주머니 보호대를 차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빈정댔다. 이들은 이어 “칭총, 칭총, 칭총”이란 말을 난발하면서 “카지노에 아시안들만을 위한 방이 따로 있어야 한다”, “에디슨의 아시안 커뮤니티 급증 현상의 혜택을 보려는 아시안 아메리칸 후보 준 최(이름을 높고 찢어지는 목소리로 빠르게 발음하며)와 상대 후보가 바로 우리가 우리의 나라를 잃고 있다는 또 하나의 예”라고 결론지었다.

이와 관련 뉴욕한인변호사협회(회장 배문경)는 26일 FM 101.5 방송국 앤드루 산토로 국장과 에릭 존슨 매니저에게 항의 편지를 보내 카톤과 로시는 물론 동 프로그램 프로듀서 샤로드 윌리암스를 즉각 해고하고 이같은 내용이 공중파로 방송된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배 회장은 “문제의 프로그램은 인종 차별적 비방, 조롱, 통칭 등으로 아시안 아메리칸을 무차별공격한 것은 물론 대중에 이같은 감정을 조장했다. 나아가서는 대중의 투표권 행사 결정에 영향을 시도했다”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뉴저지주선거관리위원회 등에도 문제를 제기,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 최 후보는 이에 대해 “2005년 현재 미국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그들은 이번 선거와 관련된 것 외에 반 아시안, 반 한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는 미국적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FM 101.5 방송국 산토로 매니저는 26일 오후 6시45분 현재 본보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신용일·정지원 기자> yishin@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