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WB11, 김씨농장과 법정밖 합의

지난해 4월 ‘한인들의 개 사육 및 식용실태’ 왜곡보도와 관련, 김씨농장(Kim‘s Farm)으로부터 피소당한 ‘워너브러더스(WB11)’ 방송사와 폴리 크레이즈맨 기자측은 3일 김씨농장측과 사과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작성했다.

김씨농장 김주호·로슬린김 부부의 법적 대리인 김봉준 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김씨농장의 승리”라고 밝히고 “WB11과 크레이즈맨 기자는 우리가 이번 성명서를 ‘사과편지(apology letter)’라고 언급할 수 있으며, 이번 합의를 ‘한인들의 승리(victory for Koreans)’로 표현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김씨농장측이 소송에서 7백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한데 대해 “이번 합의와 관련해 보상금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할 수 없다”고만 밝혀 양측이 보상금 지급에 대해서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합의는 김씨농장측이 지난해 4월2일 방송사와 기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지 9개월만이며 첫 보도가 나간지 1년2개월만의 결과로 한인이 미 주류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양측이 작성한 합의문에는 WB11과 크레이즈맨 기자가 김씨농장이 식용 목적의 ‘집에서 기르는 개(domestic dog)’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았는 데도 이를 보도한 잘못과 방송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의 추정으로 김씨 가족과 한인사회가 상처를 받았다면 미안하다(sorry)는 사과표현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그램을 부적절하게 묘사한 문구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게재된데 대해 사죄(apology)한다’는 강력한 사과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WB11은 2001년 11월19일 ‘사람이 개를 문다’는 제목의 한인 개고기 식용실태를 첫 방송, 4차례에 걸쳐 한인 개고기 식용을 왜곡 보도해 김씨농장측이 지난해 4월2일 WB11과 폴리 크레이즈맨 기자,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오브 유에스(HSUS)’와 HSUS 릭 스웨인 부회장 등을 명예훼손·사기·민권침해·무단침입 등의 혐의로 뉴욕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WB11측은 당초 주법원에 접수된 소송을 맨해튼 연방법원(US Fedral District Court) 남부지원(담당판사 바바라 존스)으로 옮긴뒤 지난해 10월말부터 법정밖 합의를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 안준용 기자